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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소비자 이익에도 반한다

2012-12-06 04:00:00 | 추천 0 | 조회 12

넷향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에듀머니 대표 제윤경입니다. 

이번 시간 주제는 '대형마트 소비자 이익에도 반한다'입니다. 

어머니 세대가 찬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장을 보던 문화는 시장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 상품을 사이에 두고 소통하는 방식이었다. 

어린 자녀 손을 잡고 시장에서 물건을 고르며 상인들의 상품 설명을 꼼꼼히 챙긴다. 

고등어 하나를 고르더라도 살이 투명하고 선홍색을 띠는 것이 신선한 것이라는 상품 선택의 노하우는 장을 볼 때마다 여러 상인들로부터 들은 생활의 지혜이다. 

생선의 탄력과 비늘이 고르게 잘 붙어 있는지, 배 쪽이 하얗고 투명한지를 눈여겨 볼 줄 아는 것 또한 비닐 팩 속에 비슷하게 들어 있는 모호한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 지금의 패스트 소비와는 다른 문화가 전제되어 있다. 

소비 그 자체가 사람과 사람의 관계이고 상품이 생산되고 유통되는 과정을 읽게 되는 세상과의 소통이다. 

세월이 쌓이면서 그것은 상품 선택의 지식이 되고 최상의 상품을 밥상위에 올렸다는 주부로서의 자부심이 된다. 

재래시장을 밀어내고 유통과 상권 구조를 재편하고 있는 대형 마트에서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비단 중소 상공인들의 생존권만이 아니다. 

소비자로서 우선 우리는 규격화된 상품 선택을 강요받는다. 

잘 포장되어 상품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조명아래에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개별 상품들이 지니고 있을 진짜 가치를 판단할 근거를 잃어버렸다. 

이제 소비자들은 상품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을 오로지 가격에만 의존하게 되었다. 

어느 상품이 더 좋은가 이전에 무엇이 더 저렴 한가만을 따져볼 수 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같은 상품이고 비슷한 포장을 하고 있음에도 가격 차이가 크게 나는 상품을 발견하게 되면 혼란스럽다. 

똑같은 이불이고 디자인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데 때로 10만원 이상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을 보면서 혼란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패스트 소비의 틀에 갇혀 막연히 비싼 것이 좋은 것이지 않겠느냐 쉽게 판단하고 만다. 

점점 소비자들은 파격 세일된 상품 혹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판매하는 유통업체들의 고가 전략 앞에서 바보같은 소비를 하게 된다. 

적절한 가격의 좋은 품질의 상품을 선택할 여지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편리한 소비를 공급받았지만 따지고 보면 상품 선택의 권리를 내준 셈이다. 

그러는 사이 유통 업체는 얼마든지 진열과 조명, 포장 기술만으로 어떤 상품이든 사고 싶게 만드는 힘을 갖게 되었다. 

특히 재래시장이나 중소 상권이 무너지면서 경쟁자가 사라진 시장에서 가격 결정 또한 일방적으로 쥐게 되었다. 

소비자들은 이제 대형 유통마트에서 질 낮은 상품을 비싸게 팔아도 어쩔 수 없이 소비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 되었다. 

가까운 재래시장이나 동네 상가에서 좋은 상품을 판매하는 착한 상인을 고를 선택권은 사라져 가고 있다. 

편리한 소비는 또한 소비자들을 대량 소비의 주체로 만들고 있다. 

개별 상인들과 개별적인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카트에 담아 한꺼번에 계산하는 시스템은 분주한 계산대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보상받기 위해서라도 묶음과 대용량 구매를 받아들이게 만든다. 

심지어 묶음과 대용량 제품이지만 그 덕에 가격 할인 서비스를 제공받는다는 착각까지 한다. 

신경학자들의 실험에 따르면 가격 할인은 그 자체로 사람들을 흥분시킨다. 

소비자들이 필요한 제품을 싸게 살 좋은 기회를 만난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제품을 싸게 판다는 이유로 흥분해서 구매하게 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할인해 주는 것 때문에 대량으로 판매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가. 

그렇게 대량구매해온 제품들은 냉장고를 채우고 수납공간이 부족하다는 불평을 낳을 뿐 사용하지 않고 장기간 보관하게 되거나 종국에는 버려지게 된다. 

이는 우리나라 한해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이 20조원 이상이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아파트 음식물 쓰레기 함에서도 양파를 비롯한 야채들이 썩었다는 이유로 통째로 버려진 경우를 접하기도 한다. 

그만큼 저렴하게 구매하지만 따지고 보면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 결과적으로 절약한 것이 아니다. 

가족 수는 점점 줄어드는데 대형 냉장고가 필요하고 아파트 수납공간이 인기가 있는 이유도 바로 우리의 소비문화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저렴하게 구입해서 많이 보관하고 자주 버려야 하는 이 불편은 편리한 소비가 만들어낸 씁쓸한 본질이다. 

가까운 곳에서 필요한 만큼만 좋은 상품을 골라가며 소량 구매하고 구매 이후 완전히 소비함으로써 가졌던 생활의 품위는 사라지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가 대형 마트의 대량 구매 시스템으로 무거워짐과 동시에 카드 결제액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 마트는 더 이상 소비자들의 이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자각해야 할 때이다. 

가계 빚으로 신음하면서도 여전히 너무 많은 소비자들이 에어콘으로 쿨한 대형 마트를 찾아 불필요한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면서 카드를 긁는다.

대형마트는 소비자들을 바보로 만드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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