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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에도 롱테일경제가 있다 - 혼다 된장

2012-10-25 04:00 | 추천 0 | 조회 16

안녕하세요. 작가 홍하상입니다. 된장에도 롱테일 경제가 있다. - 혼다 된장 180년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일본에는 약 1600개 정도의 된장공장이 있습니다. 교토에도 오래된 된장 가게가 많죠. 그중 대표적인 가게가 바로 혼다 된장으로 180년의 역사를 가진 관록 있는 점포죠. 혼다 된장은 요리용, 조리용, 선물용, 종지 된장국용, 술안주용 된장 등으로 나뉘고 종류별로도 붉은 된장, 빨간 된장, 흰 된장, 누런 된장 등 4가지로 구분되어 있죠. 또한 5~15%까지 소금의 양을 조절하여 된장을 구분하는데, 혼다 된장이라면 교토의 대표적인 명물이죠. 혼다 된장은 1830년에 단바야 시게스케가 창업하여 어용상인으로서 궁중요리에 사용되는 흰 된장을 납품했습니다. 그가 된장가게로 자리를 잡아가던 때인 1853년 일본의 수도가 도쿄로 옮겨가는 대 사건이 발생합니다. 무려 1200 년간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가 하루아침에 지방 도시로 몰락하게 된 것이죠. 당시 교토의 상인들은 깊은 고민에 빠집니다. 어느 나라든지 간에 수도가 경제의 중심이 되므로 자신들도 살기 위해서는 가게를 도쿄로 옮겨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 때문이었죠. 혼다 된장의 창업주도 고민에 빠집니다. 그리고 고민 끝에 결론을 내립니다. “도쿄는 물, 공기, 기온 등의 조건이 된장 맛을 내기에는 교토와 다르다” 교토에서 끝까지 승부를 보기로 한 것이죠. 그리고 흰 된장으로 승부를 걸 작정을 합니다. 당시 일본에서는 중국에서 전래된 붉은 된장을 서민들이 주로 먹고 있었는데, 이참에 일본의 귀족들이 먹던 흰 된장을 주력 상품으로 서민시장에서 승부를 걸겠다하는 고급화 전략을 구사한 것이죠. 그 이유는 본래 흰 된장은 교토에 있었던 천황가를 중심으로 전수되던 것인데 색이 흰 만큼 우아한 이미지를 갖고 있고, 맛도 담백하다고 평가받고 있었던 비전의 된장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천황이 먹는 된장은 최고급일 것이라는 일반서민의 심리를 이용한 마켓팅이었죠. 무려 1200 년간 일반인은 소문으로만 듣고 먹지 못하던 비전으로만 전수되던 흰 된장을 일반서민들도 살 수 있게 되자 너도 나도 사게 된 것입니다. 이후 흰 된장은 교토의 명물이 됩니다. 즉 단맛이 나는 흰 된장으로 정월달에 많이 먹는 생선조림부터 꽃 지짐, 찹쌀떡 등에도 흰 된장이 들어갑니다. 해마다 8월에 열리는 일본 최대 규모의 축제인 기온 마쓰리에 참가하는 신자들을 위해 만든 요리에도 흰 된장이 많이 쓰이며 일본 과자의 감미료로써도 흰 된장이 들어가죠. 이노베이션이 대성공을 거둔 것입니다. 현재 혼다 된장은 7대째인 혼다 시게토시(本田茂俊.56)가 경영하고 있습니다. 그는 교토의 명문인 립명관 대학 상업사회학부 졸업한 후 요코하마의 된장가게에서 2 년간 남의집살이를 하고 가업을 잇기 위해 교토로 내려왔죠. 혼다 된장이 지난 180 년간 번영을 해온 이유로 그는 아래와 같은 철학을 꼽았습니다. 첫째 <길속에 또 길이 있다.> 비록 간단한 된장이지만 총 16가지의 된장을 모두 색깔과 맛을 달리하고, 식당, 요리점과 가정용은 맛과 디자인을 완전히 달리한다는 것입니다. 또 요정과 식당용의 경우도 업소에 따라 음식 맛이 다르고, 주방장이 추구하는 음식 맛이 다르므로 거기에 맞춰야 한다는 겁니다. 말하자면 일류요리점이나 요정 등에서 내놓는 된장국은 맛이 담백하고 심심한 편인데 비해 일반 서민식당의 된장국은 짠 편입니다.또 중간급의 식당은 딱 그 중간이죠. 업소에 따라 된장배합의 비율을 다르게 해서 그 업소의 입맛에 맞춰준다는 것이죠. 또 주방장의 요구에 따라 그 업소에 맞는 된장을 별도로 만들어 공급합니다. 즉 거래 선이 800개에 달하는데 그 거래선에 공급하는 된장 맛이 모두 다르다는 말이 됩니다. 이처럼 거래선에 따라 세분화된 장사를 하는 것입니다. 둘째 <입맛이 핵심이다>라는 겁니다. 일반서민용 판매 된장의 경우는 또 다릅니다. 사람의 입맛은 매우 민감하고 다양하죠. 된장의 경우도 숙성된장과 생된장이 다르며 흰 된장과 누런 된장, 붉은 된장의 맛이 모두 다릅니다. 또한 그것을 어떻게 조리했는가에 따라 또 맛이 달라지죠. 또 생선요리용, 소고기 요리용, 야채 국 요리용, 채소 반찬 묻힘 용 등 재료에 따라 거기에 어울리는 맛의 된장을 구분해서 생산 판매합니다. 또 일본음식 중에 소고기, 생선, 조개, 채소, 버섯 등 재료가 동시에 들어가는 복합적인 요리도 있는데 이 경우는 농수산물 전체에 어울리는 된장이 필요하므로 여기에 들어가는 된장은 또 달라야 한다는 것이고, 채소반찬 묻힘용도 오이와 무를 묻히는 된장은 또 달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생선도 민물고기용과 바다생선에 쓰는 된장이 또 다릅니다. 요즘 말로 하면 롱테일 경제입니다. 즉 소량다품종이죠. 양은 적으나 종류는 다양한 형태입니다. 이 경우 제조하는 공장 입장에서는 아주 번거롭죠. 조금씩 조금씩 아주 많은 종류의 된장을 업소에 따라, 소비자의 용도에 따라서 모두 달리 개발해서 포장, 판매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롱테일 경제를 평범한 된장가게가 이미 7,80년 전부터 해오고 있었던 것이죠. 그처럼 다양한 입맛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 장사의 기본이자 도리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비록 하찮은 된장이지만, 혼다된장은 된장 한 봉지에 오래전부터 이미 현대 첨단경영을 모두 담고 있습니다. 혼다된장이 대단한 것은 값싼 된장이라도 용도에 따라, 재료에 따라, 구분에 구분을 했고, 또 거래업소에 따라 모두 맛을 달리하는 롱테일 경영, 거기에 좀 더 보기 좋은 디자인, 정확한 배달, 더 나은 친절을 위해 백년이고 2백 년이고 노력하는 자세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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