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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쟁이 아내와 살아도 행복한 남편

2015-11-09 04:00 | 추천 0 | 조회 48

안녕하십니까? 부부Fun더하기 이병준입니다. 50중반의 K씨가 아내를 데리고 상담을 왔습니다. 한국의 특성 상 부부상담은 대부분 아내요 호소 내용도 이혼이나 별거 결정할 정도의 심각한 사안들입니다. 상대적으로 남편이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죠. 더구나 K씨처럼 자신의 하소연 보다 아내의 정신건강이 염려되어 상담실로 데리고 오는 경우라면 더욱 희귀한 경우입니다. 그의 요청사항은 아내의 분노중독에 대한 염려였습니다. 지금껏 욕설이라곤 할 줄 모르던 아내가 요즘 들어 너무 거친 욕설을 거침없이 퍼붓는데, 특히 운전할 때 더 심하다는 것입니다. 며칠 전에도 교통체증이 심한 시내를 빠져 나가고 있는데 승용차 한 대가 방향지시등도 안 켜고 갑자기 끼어들었습니다. 그 시간엔 으레 그런 불량 운전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방어운전을 합니다. 그런데 조수석에 있던 아내가 “아니 저런 나쁜 X, 에라 개XX야! 네 차는 깜빡이도 없냐?” 라며 흥분합니다. 운전대만 잡으면 헐크가 되는 사람들 아내의 욕설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직접 운전을 하게 되면서부터였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운전대만 잡으면 너나 할 것 없이 헐크로 돌변합니다. 제 아무리 천사 같은 사람도 예외 없이 전사로 돌변합니다. 앞 차나 옆 차가 조금이라도 실수하거나 굼뜨면 경적을 울려대고 창문을 열고 지나가면서 욕설까지 퍼붓습니다. 보복운전까지도 서슴지 않아 최근엔 보복운전금지법을 제정했겠습니까? 왜 그럴까요? 한국 사람들은 대개 감정표현에 서툽니다. 특히 분노의 경우는 더 심해서 대부분이 억압(pression), 즉 마음속에 꾹꾹 담아두기만 하지 적절히 배출하지는 못합니다. 만약 먹기만 하고 적절히 배변을 못한다면 우리 몸이 어떻게 될까요? 심각한 변비로 고생할 겁니다. 감정도 정기적인 배출이 필요한데 감정화장실이 없으니 배출할 곳이 없습니다. 어쩌면 전국에 있는 노래방은 감정의 변비 상태인 한국 사람들이 가는 감정화장실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심리학자는 “만약 대한민국에 노래방이 없었더라면 흉악범죄는 지금 보다 훨씬 더 많았을 것”이라고까지 했습니다. 운전대를 잡으면 분노하는 심리적 이유는 전치(displacement)라고 합니다. 즉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분풀이 하는 겁니다. 보복운전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들이 40대 회사원들이라는 것은 이것을 설명합니다. 억압된 분노를 자동차를 타면 다른 사람에게 쏟아내는 것이지요. 공감보다 맞장구 남편에게 준 처방은 아내가 욕을 할 때 판단하지 말고 맞장구를 쳐 주라고만 했습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아내의 분노 중독 따윈 걱정할 필요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맞장구를 쳐 주면 심리적 배변활동이 왕성해져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됨과 동시에 우월감이 충족되는 만큼 마음에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죠. K씨는 내 말을 알아들었다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상담을 종료하고 돌아간 이후 K씨는 상담실에서 들을 대로 운전하는 아내의 욕설에 맞장구를 쳐주었습니다. 정말 아내의 욕설이 현저히 줄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어제 아내가 운전 중인데 소형 트럭 한 대가 방향지시등도 안 켠 채 급히 차선변경을 했습니다. 깜짝 놀란 아내가 가슴을 채 쓸어내리기도 전에 남편은 “아니, 저 못된 놈의 XX가 운전을 저 따위로 해서 울 마누라 놀래게 만들어 응? 하마터면 울 마누라 예쁜 입에서 쌍욕 나올 뻔 했네” 라고 선수를 쳤습니다. 그 말에 아내는 깔깔대며 웃었고 K씨도 덩달아 한바탕 웃었습니다. 그렇게 한바탕 웃고 나니 다른 차가 끼어들어도 양보할 여유가 생겼고 그날 하루 기분 좋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며칠 뒤 K씨가 카카오 톡 메시지로 나에게 보내온 결과 보고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정말 주신 처방대로 했더니 아내의 욕설이 현저히 사라졌습니다. 신기하네요.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욕할 줄 아는 여자랑 사는 것이 욕 한 마디 할 줄 몰라 내내 우울증 걸린 여자하고 사는 것 보다 백 번 천 번 나을 거라고 말입니다. 맞죠 선생님? 그래서 저는 욕쟁이 아내와 살아도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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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향기 #가정 #분노 #울화 #부부 #이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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