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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향기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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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대화의 기술

2015-06-30 04:00 | 추천 0 | 조회 15

오늘은 “말 좀 하고 살자.”, 입에다 거미줄 친 남편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부부 사이에서 대개 여자는 말을 하는 쪽, 남자는 침묵하는 쪽, 이런 것들이 일상화된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지요. 며칠 전에 결혼 5년차가 된 젊은 아내가 상담을 왔습니다. 표면상의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폭력이나 외도나 경제적인 책임 등 흔히 말하는 부부 문제는 전혀 없고, 남편은 자상하고 친절해서 설거지도 잘해 주고, 청소도 잘해 주는 남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답답해서 미치겠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말을 안 하니까. 소소한 일 가지고 삐치면 3박 4일은 기본이고 1주일도 가는 경우도 있고, 심한 경우는 3개월 동안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말 답답하고 환장하는 것이지요. 그러면 왜 말을 하지 않을까요? 부부 세미나에서 부부들을 만나다 보면 이런 표현들을 씁니다. “침묵은 금이다.” 이런 이야기를 듣지요? 그러나 그 속담은 “말을 경망스럽게 하지 말라, 생각 없이 말하지 말라, 말을 함부로 내뱉지 말라.”는 뜻이지, 침묵하라는 의미가 전혀 아닙니다. 이 말씀을 꼭 새겨 봤으면 좋겠네요. “침묵은 상대방을 두 번 죽이는 치사한 의사소통입니다.” 한 번 더 이야기 드리지요. “침묵은 상대방을 두 번 죽이는 아주 치사한 의사소통입니다.” 부부 사이는 더더욱 그렇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부부 사이에는 표현해 주는 것이 사랑입니다. 화가 났으면 화가 났다고 표현해 주는 것, 힘들면 힘들다고 표현해 주는 것, 그것이 사랑이라는 것이지요. 이런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그날따라 남편은 회사에서 기분 나쁜 일을 경험합니다. ‘내가 회사를 그만둘까, 말까’ 하며 인상을 쓰고 집에 들어오는데요. 이런 일을 아내가 괜히 알아봤자 소용없으니까 ‘남자가 무슨 회사 일을 여자에게 이야기하고 그러냐?’ 그렇게 생각하며 집에 인상을 쓰고 들어옵니다. 아무 말 하지 않고 주는 밥을 먹고, 일절 말을 안 하고 들어가서 씻고 닦고 잠을 자게 됩니다. 그러면 아내가 ‘남편이 오늘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구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남편의 표정에 따라서 아내는 본능적으로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을까, 내가 무엇을 잘못했지? 내가 남편에게 어떻게 했기에 그럴까?’라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는 것이죠. 그래서 남편은 아내를 배려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아내를 칼로 베려 했다는 것이죠. 그래서 아내가 상처를 입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에 들어오면서 성질을 내고 들어오면서, “내가 회사를 때려치울까 봐, 그 부장 정말 못쓰겠어. 여보, 나 오늘 건드리지 마. 화 엄청 나 있거든.” 그렇게 이야기하면 그날 밤 아내는 잠을 그냥 편안하게 잘 잡니다. ‘문제가 남편의 회사 문제 때문이었구나, 남편의 분노가 나 때문이 아니었구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의 마음을 정확하게 표현해 주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저희도 가끔 집에서 기분이 안 좋을 때 “여보, 오늘 나 괜히 기분이 안 좋아. 오늘 나 건드리지 마.”라고 이야기해 주면 아내는 건드리지 않습니다. 그럴 때에 아내는 그것 때문에 기분 나빠하지 않습니다. 미리 정보를 주었으니까요. 대개 아내들은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왜 우리 남편은 말하지 않을까요?” 물론 성격적인 요인들이 더러 있습니다. 내향적인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말을 잘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성격상의 문제라고 보기에는 조금 문제가 된다는 것입니다. 심리적으로는 일종의 ISOLATION, 즉 고립이라는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사람들과 관계하지 않고 자기 세계 속으로 도망가고, 숨어 버리는 일종의 자폐 증상이 되기도 하지요. 그런 것들이 말을 하지 않는 경우고요. 두 번째는 수동적인 공격성이 해당됩니다. 표면적 공격성은 이렇게 총 쏘듯 쏘아 대는 것이고, 수동적 공격성은 팔짱 끼고 모르는 척하고, 그러나 뒤에서는 소음기를 장착한 총을 쏘아 대는 것과 같은, 이런 결과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남편이 말을 하지 않게 되면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 쪽은 아내가 됩니다. 부부가 침묵으로 싸우게 되면 이렇게 된다는 것이죠. 남들이 보기에는 싸움도 없고 조용한 부부인 것 같지만 수동적인 공격성이 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게 된다는 것입니다. 말을 하지 않는 남편의 이면에 상처가 들어 있다는 것도 원인이 되겠지요. 그럴 때에 아내께서 윽박지르거나 “말을 해야 되는 거 아니냐. 말 좀 해라.” 강압적으로 계속 따지고 들면 더더욱 위축되게 됩니다. 그럴 때 조금 여유를 두는 것도 필요하고요. 안정성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담에서는 이것을 SAFETY를 제공한다고 하지요. 위축된 남편, 고립된 남편이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해도 아내는 받아 주더라.’라는 경험이 만들어질 때 그때 말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것을 역시 상담에서는 안아 주는 환경이라고 이야기하지요. 누군가가 품어 줄 때, 안아 줄 때 그 속에 들어가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을 하지 않는다고 윽박지르기보다는, 조금 기다려 주시고, 음성 언어를 사용하기 싫다면 문자 언어를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는 이메일로 싸웁니다. 말로 하면 서로 화가 나니까, 주체를 못 하니까 이메일을 통해서 내 마음을 표현해 주고, 저쪽에서 저에게 표현해 주면 ‘이래서 그렇구나.’ 어느 정도 감정이 정리되고 나면 대면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말을 하지 않는 남편들, 이메일을 통해서 말을 하라고 하는 것 괜찮고요. 아내들은 그때는 엄마 모드로 변신해서 “여보, 말해 주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돼요. 화를 내도 괜찮으니까 그 말을 나에게 표현을 해 주세요.”라고 부탁을 하십시오. 그때에 조금씩 말을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입에 거미줄을 걷고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앞으로 우리의 무의식을 다루면서 풀어 나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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