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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와 노동

2015-01-19 04:00 | 추천 2 | 조회 18

언젠가 4인조 혼성 그룹 '해 오른 누리'의 공연을 보러 갔습니다. 4명이 나와서 10가지 이상의 악기를 다루면서 노래를 하는 공연이었습니다. 노래 중간마다 멘트를 달았는데 가수 한 명이 이런 멘트를 합니다. "풍선은 혼자서는 커질 수 없어요. 누군가 반드시 불어줘야 합니다. 그런데 어떤 풍선들은 자기 힘으로 커진 게 아닌데 점점 커지면서 자기 마음대로 날아가려 해요." "그런데 그 풍선 속에 무엇이 들어있느냐에 따라 하늘에 두둥실 떠다닐 수 있고, 때로는 펑 하고 터지기도 하고, 터졌을 때 그 속에 있는 것들이 지상에 뿌려지기도 하지요."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상력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서는 자신의 생각이 절대 커질 수 없습니다. 먼저 머릿속에 무언가를 집어넣고 다른 사람들과의 경험을 통해서 쌓았던 모든 것을 내가 받아들여서 나만의 풍선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내가 집어넣는 무수한 많은 것들이 훗날 새로운 융합으로 펑 하고 터지면서 지상에 뿌려질 것입니다. 그게 바로 생각의 힘입니다. 풍선처럼 내 머릿속에 어떤 것을 집어넣느냐에 따라 나의 생각이 세상을 이롭게도 하고, 또는 세상을 해롭게도 하는 것이죠. 그래서 폭넓은 경험과 다양한 관점이 필요합니다. 다산 정약용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런 대목을 썼습니다. "소매가 길어야 춤을 잘 추고, 돈이 많아야 장사를 잘 하듯이 머릿속에 책이 5천 권 이상 들어 있어야 세상을 제대로 뚫어보고 지혜롭게 판단할 수 있다." 다산 정약용의 얘기처럼 내 머릿속에 수많은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을 때 이 세상에 뿌려지는 풍선 같은 조화로운, 도움이 되는 그런 풍선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다양한 생각을 나타내기 위해서 두 가지의 관점에 대한 사례를 설명하겠습니다. 첫 번째 관점, 자취하는 사람은 항상 배고프다. 이건 제가 겪은 일입니다.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에 자취할 때 언제 밥 먹을지 모르니까 먹고 돌아서면 배가 고프고, 기회가 될 때 많이 먹게 됩니다. 그런데 부잣집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적게 먹습니다. 방송국에서 실제 실험을 했습니다. 돈이 많고 먹을 게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서 음식을 덜먹고 음식을 남길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정답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언제든지 먹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관점, 아이가 놀고 있습니다. 장난감 레고를 가지고 큰 성을 쌓고 있습니다. 그때 엄마가 아이에게 한 마디 합니다. "얘야, 성을 다 쌓으면 밥을 줄게." 그러자 그때부터 성을 쌓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엄마가 밥을 준다고 하자마자 아이는 레고가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이제는 놀이가 아니라, 노동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스스로 해야 재미있고 스스로 해야 놀이가 되는 것입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등산을 하라고 하는데 자율적 등산이면 놀이가 됩니다. 그러나 강제적으로 의무로 정해놓고 등산가자고 하면 노동이 되는 것이죠 내 머릿속에 무엇인가를 집어넣으려는 행동도 노동이 아니라 놀이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재미있고 오랫동안 할 수 있고 사람들이게 유익함을 끼칠 수 있는 것입니다. 놀이처럼 하는 것. 놀이처럼 생각하고, 놀이처럼 사고하고, 놀이처럼 상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카노 마사유키는 '목숨 걸고 일한다'는 책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창조란 것은 매일 조금씩 변화하는 습관에서 온다. 어제 못한 일을 오늘 해보고 어제 생긴 문제를 오늘 풀어보는 것이다. 어제 잘못한 일을 오늘 개선하는 것이다. 창조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습관이다. 그래서 연습이 필요할 뿐이다."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변화를 주고 조금씩 재미있게 해나가는 것. 그래서 창조하고 생각하는 것을 놀이처럼 만드는 것. 그것을 습관화하는 것. 그게 필요한 것이죠. 제가 놀이처럼 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자유로운 발상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 그런데 저는 그것을 즐긴다는 것이죠. 남들이 미쳤다고 하든 말이 안 된다고 하든 상관없습니다. 제가 즐겁고 재미있으니까... 그래서 어느 날 '타짜'라는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생각해봤습니다. 김혜수 씨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나, 이대 나온 여자야." 정말 말도 안 되겠지만 집에 와서 김혜수 씨를 검색했습니다. 이화여대를 나왔는지 안 나왔는지 확인하려고... 제가 확인하는 방식은 그런 방식이 아닙니다. 검색했더니 동국대를 나왔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김혜수 씨가 출현했던 다른 영화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또 다른 영화에서 철학과를 나왔다고 대답하는 장면이 나오더라고요. 그 두 개를 합쳤더니 김혜수 씨는 이화여대 철학과를 나왔습니다. '타짜'를 만들었던 감독이 '도둑들'이라는 영화를 만들어서 관람객 13,000,000명이 넘었습니다. 이 영화 속에서도 한 배우가 이런 말을 합니다. "나 서울대병원 출신이야." 그 얘기를 듣고 집에 와서 서울대병원을 검색했습니다. 왜냐하면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몇 년도에 생겼을까? 최소한 이 말을 한 이 친구보다 더 빨리 생겼어야 하니까.... 여러분 생각에 말도 안 되시죠? 그러나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세요. 진정한 명감독은 그 사소한 실수조차 놓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는 말도 안 되는 또 다른 생각을 합니다. '인격을 재는 저울은 못 만들까?' '가슴에 환풍기 하나 달면 애타고 속상할 때 뿜어낼 수 있는데 그 환풍기 하나 못 만들까?' '브래지어는 남자를 위한 것인가?, 여자를 위한 것인가?' 그런 고민도 해보았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이런 글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어떤 남자가 글을 이렇게 올렸습니다. '브래지어를 풀기만 하는 남편은 대게 행복한 사람입니다. 나는 지금 브래지어를 빨고 있습니다.' 사소하고 말이 안 되는 것, 그 모든 생각들 속에 상상의 힘은 있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브래지어로 무엇을 할 것인가? 물어보니 "팔꿈치 보호대로 써요", "무릎 보호대로 써요"라고 얘기합니다. 그런데 미국인 한 명이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시카고 방재관리 연구소장 엘레나 박사는 "비상시에 브래지어 두 개를 분리해서 입을 가리는 비상용 마스크를 만들어야겠다." 그래서 이 사람은 그 해에 이그노벨상을 받았습니다. 생각을 즐기세요. 그리고 생각을 놀이처럼 하세요. 이것이 바로 창의성과 융합의 기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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