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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소나무 같은 재벌 대기업

2014-12-04 04:00 | 추천 0 | 조회 9

넷향기 여러분, 반갑습니다. 정운찬입니다. 이번 주제는 재벌 대기업의 이기적인 행태를 소나무에 비유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소나무는 어떤 식물도 자기 영역 안에서 뿌리를 내리는 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땅이 공급할 수 있는 영양소를 모조리 차지하기 때문에 소나무 밑에서 채취한 흙을 화분에 담아 화초를 심어놓으면, 어떤 화초도 건강하게 자라 꽃을 피우는 경우가 없다고 합니다. 경쟁자의 등장을 원천적으로 가로막는 소나무의 용의주도함을 보며 약육강식의 잔인함마저 느껴집니다. 그래서 소나무는 멋진 자태에도, 사군자(四君子)에 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재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태계는 소나무 숲 속의 모습과 빼닮았습니다. 우리 경제 생태계에는 몇몇 대기업만이 소나무처럼 우뚝 서 있을 뿐, 중소기업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습니다. 협력사들이 고사 일보 직전까지 내밀리더라도, 재벌 대기업들은 기술을 가로채거나 납품단가를 후려치면서까지 자기 수익을 올리는데 거리낌이 없습니다. 이런 행태를 지적하면 대기업들은 “우리는 이윤 극대화의 시장경제 원리를 따른 것뿐인데 뭐가 잘못되었느냐?”는 식으로 대응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경제학은 무조건 자기 몫만 악착같이 챙기면 된다고 가르치지 않습니다. 간디는 “민주주의에 대한 나의 개념은, 그 체제에서는 가장 약한 자가 가장 강한 자와 똑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경제에 적용한다면 ‘민주화된 경제사회는 가장 약한 자가 가장 강한 자와 똑같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민주화된 경제사회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기회만 공정해서는 안 됩니다. 같은 땅에 씨를 뿌려도 특정 나무에만 거름을 주고, 물을 주어서는 결코 공정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과정에서의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제가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추진한 초과이익공유제,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 동반성장지수의 작성 및 공표, 중소기업의 기술 수준 향상을 위한 노력 등은 모두 중소기업에 성장과정에서도 기회가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건강하고 울창한 숲은 결코 소나무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기업을 많이 키우는 것이 최선의 경제정책입니다. 미국 경제가 1900년대부터 세계 최강이 된 과정도 록펠러, 카네기, 포드, 듀폰, GM, 월마트, 코닥,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굴지의 기업이 차례로 출현했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공평한 기회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자라야 건강하고 올바르게 성장합니다. 동반성장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커가고,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커나갈 기회를 고르게 주고, 그 과정에서 공정성도 지켜주자는 것입니다. 우리 경제도 중소기업에서 출발하여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는 것입니다. 정부가 특정 기업을 선정해 잘 키우던 시대는 이미 끝났습니다. 낙수효과의 신화에 매달려 그토록 대기업에 퍼주었는데, 결과는 어땠습니까? 대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다는 보도가 쏟아질 때, ‘중소기업의 도산율과 실업률 급증‘이라는 기사도 함께 나왔습니다. 이제 재벌 대기업들은 자신의 이윤만 극대화하려는 장사꾼 기업이 아니라 글로벌 기업으로서 우리 경제 전체를 보고, 미래를 내다보는 넓은 시야와 너그러운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넷향기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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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향기 #경영 #기업 #동반성장 #초과이익공유제 #정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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