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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은 작가의 김씨의 일요일

2013-08-15 04:00 | 추천 0 | 조회 8

여러분은 일요일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직장 생활이나 여러가지 일들을 한 후에 맞이하는 주말, 일요일은 대개 가족과 함께 보내거나 충분히 휴식을 취하거나 그동안에 못했던 취미생활을 하실 것입니다. 대다수의 직장인들은 일요일날 늦잠 또는 게으른 하루를 보내면서 대개 집에서 빈둥빈둥 거리실 것입니다. 가족이나 애들이 있는 경우는 놀러가자고 조르기도 하고 그런 것을 남자들은 대개 싫어하겠죠. 이 작품은 최석은이라는 작가가 그린 아주 희화적인 그림으로 만화처럼 그려졌습니다. 이 작가는 의도적으로 어눌하고 못그린것처럼 보여지면서 재미난 형상을 추구하는 작가입니다. 최석은은 항상 자신의 주변에서 관찰된 다른 사람들이 짓고 있는 다양한 삶의 양태들을 관찰하는 사람입니다. 작가들은 손에 솜씨가 좋고 타고난 솜씨를 가지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두번째는 바라보는 사람입니다. 관찰하는 사람들입니다. 응시한다고 하는 것은 생각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냥 보아 넘기지 않고 '왜 저럴까?' '그것이 무엇을 뜻할까?' '굉장히 흥미롭다.' '낯설다.' '괴이하다.' '저런것을 그리고 싶다.' 등은 다 바라보는 것에서 부터 출발합니다. 그래서 좋은 작가는 단지 손의 솜씨가 좋은 작가가 아니라 남들과는 다르게 보는 사람들이고 누구보다도 집요하게 응시하는 사람들이고 낯설게 바라보는 사람들이고 남다르게 바라보는 사람들입니다. 바라본다는 것은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바라보는 자들은 생각이 많은 자들입니다. 최석은은 그렇게 일상에서 바라본 장면들을 어눌하고 소박하게 그렸습니다. 제목은 김씨의 일요일입니다. 정 중앙에 차지하고 있는 김씨의 거대한 얼굴과 부풀어 오른 배, 짧은 다리는 오늘 일요일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를 적날하게 증거하고 있습니다. 함께 하고 있는 고양이는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고 역시 남자 주인공은 앞쪽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 그림을 바라볼때 자신도 모르게 그림속에 등장하는 두 존재하고는 시선이 마주치지 않고 은밀하게 엿보고 있다는 체험을 받습니다. 화면은 크게 세등분해서 핑크, 초록, 파랑색으로 칠해놨습니다. 물감을 북북 문질러서 밀듯이 그려서 단색조의 색초로 이루어진 평면은 마치 색채추상같은 느낌을 줍니다. 색면으로 분할된 느낌을 주는 데 거기에 얼굴, 팔, 다리, 배, 배꼽, 고양이들이 묘사되는 순간 추상적이기도 하고 구상적이기도 한 것들이 혼재되어 있는 그런 그림의 느낌을 받습니다. 이 그림속에 등장하는 김씨는 큰 얼굴에 금목걸이를 목에 두르고 부푼 배를 끌어안고 지친듯이 앉아있습니다. 아마 그는 TV를 시청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요일 하루 종일 이러한 자세로 앉아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것 같습니다. 그것이 김씨가 보내는 일요일날의 풍경이었습니다. 최석은은 특정한 사람 김씨의 일요일이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사실 이 장면은 보편적인 대한민국 남자 직장인들이 보내는 일요일 풍경을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그것들을 더 극화시키기 위해서 작가는 의도적으로 사람을 가운데로 더 크게 화면에 꽉 차게 집어 넣고 큰 얼굴과 더 부풀어오른 뚱뚱한 배를 강조했고 손과 발을 짧게 처리했습니다. 손발이 짧다고 하는 것은 부푼배로 인해서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구성해낸 장치라고 말해볼 수 있습니다. 바닥에 엎드려서 다른 곳을 보고 있는 주인의 시선을 외면하고 있는 고양이는 이 둘의 관계를 슬쩍 암시해주고 있습니다. 둘은 같은 공간에 있지만 서로 교류하거나 소통하고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약간 풀린듯한 눈으로 텔레비젼, 먼곳을 응시하고 있는 지친 남자와 부픈 배 그리고 색으로만 분할된 화면은 적조하고 적막한 느낌을 부여하지만 한편으로는 일요일 오후의 한때를 늘 저런식으로만 보내고 있는 김씨가 보내는 일요일 하루의 전경들을 색채, 이미지로 우리한테 제공해 주고 있는 그림입니다. 최석은은 이처럼 사소해보이지만 자신의 주변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그곳에서 짓고 있는 사람들의 여러 형태들을 관찰하고 그것을 그림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작가는 관찰하는 사람들이고 그 관찰을 통해서 우리는 새삼 우리들에게 익숙하거나 또는 잘 자각하지 못했던 삶의 어느 한 부위들을 갑자기 마주치고 그것을 통해서 일정부분 생각하고 반성하게 되는 그런 시간을 겪게 된다고 말해볼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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