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변화행동연구소 소장 이남석입니다.

우리는 주로 생각을 많이 하면서 살지요. 그런데 이 말이 생각을 깊게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즉 양이 많다고 해서 질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어떤 영화가 보여주는 것이 엄청나게 많도록 길게 만들었다고 해서 영화의 질도 높다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무턱대고 생각을 많이 한다고 해서 질이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음치가 무턱대고 노래를 부른다고 해서 실력이 좋아지는 것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적절한 방법으로 훈련을 해야 노래 실력이 나아집니다.현명한 사람은 생각나는 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모니터링합니다. 

자신의 생각의 잘못된 점을 스스로 찾는 훈련이 되어 있습니다. 반면에 초보자는 자신의 생각에 대한 통찰이 부족합니다.

초보자일 때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초보자는 자신에 대한 성찰이 부족합니다. 즉 자기가 무엇을 모르는지를 모릅니다. 그리고 자신이 모른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유용한 생각보다는 적절하지 못한 생각을 더 많이 합니다. 심지어 자신도 이해하기 힘든 어려운 단어를 많이 이야기할 줄 알면 더 똑똑해지는 줄 알고 지식을 뽐내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렇게 의미없게 지식을 쌓는 식으로는 생각을 아무리 해도 생각을 더 복잡하게 하는 것일 뿐, 생각을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생각을 잘 한다면 머리와 가슴이 모두 시원해져야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자신에 대한 통찰을 통해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모르는 것을 아는 것이 참으로 아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모르는 것을 보충하기 위한 공부를 해야 생각이 커집니다. 그냥 생각을 많이 하는 것으로 생각이 커진다면, 바둑판을 무턱대고 많이 본 사람이 가장 고수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지요. 적절한 지식을 갖추며 바둑판을 보고 직접 경험을 하고 반성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고수가 됩니다. 생각도 모니터링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생각을 잘해도 실패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생각을 잘하는 것은 일이 잘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 중 하나이지 전부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능력이 있어도 하고자 하는 동기가 부족하면 인내와 끈기를 다해 일을 추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실패를 하게 됩니다.

때로는 내적인 동기(motive)가 떨어지면, 외부에서 칭찬을 하거나 처벌을 내려 동기를 높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일을 맡긴 관리자는 일을 추진하는 사람의 동기 수준이 어떠냐에 대해서 민감해야 합니다. 애초에 동기가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하고, 동기가 떨어지면 적절하게 칭찬과 처벌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일에 대한 스트레스도 실패를 가져옵니다. 실패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눌려서 생각을 많이 한다면 오히려 일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두려움을 없애도록 격려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느슨하게 풀어주면 일을 자꾸 뒤로 미루게 되니 결과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회의나 평가를 꼭 만들어 놓아야 합니다.

이렇듯 자기 생각을 모니터링하고, 동기를 높이고 스트레스를 줄이려 노력하면서 생각해야 그 결과도 좋고 실패를 덜 할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