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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있는 그대로 기억하는 것이 힘든가?

2019-02-22 04:00:00 | 추천 5 | 조회 2179

심리변화행동연구소 소장 이남석입니다.

왜 있는 그대로 기억하는 것이 힘든 것일까요?

기억은 마음의 자리입니다. 기억이 없다면 우리는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드 디스크가 없는 컴퓨터가 전원을 켜도 아무 반응을 하지 못하는 것과 같이 인간은 멍하니 시간을 보낼 것입니다. 멀뚱멀뚱 하늘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치매 환자처럼 말입니다.

그렇게 중요한 기억이라면 우리 모두 앞서 예로 들었던 러시아의 기억천재 세라세프스키처럼 기억을 온전히 갖고 있도록 우리가 진화를 했어야 하지 않나요?

그런데 실제는 반대입니다. 우리는 본인 스스로 했던 것 조차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일주일 전에 누군가와 무엇을 했는지 세부 사항이 가물가물해서 답답한 분들이 많습니다. 

어떤 것은 기억이 잘 나고, 어떤 것은 기억이 잘 나지 않으니 꼭 골탕을 먹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기억은 원래 깜박깜박하는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완벽하게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기억할 수는 없습니다.

기억은 외부의 것을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은 자신의 감각을 가지고 받아들여 자신의 생각을 붙여내서 저장을 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뇌는 있는 그대로를 저장하는 사진기가 아닙니다. 그럴 수도 없지만, 우리가 사는데 그런 기억을 가질 필요도 없습니다.

직접 실험을 해보도록 하지요. 눈을 감고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십시오. 아주 생생한 기억을 떠올리셨습니까?

자, 이제 그때의 기억을 다시 생각해 보십시오. 기억을 하실 때 특정 영상과 같은 것이 떠오르셨을 것입니다. 마치 자신이 주인공이 된 영화를 보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습니까? 기억이 정말 외부의 사건을 그대로 복사하는 것이라면 카메라에 해당하는 눈이 딱 하나로 고정되어 있었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기억속의 장면을 보면 참으로 역동적입니다. 아예 영화처럼 편집까지 근사하게 되어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본 것 같은 장면이나 심지어 자기 자신을 밖에서 본 장면까지도 들어가 있습니다. 적어도 그 당시의 눈높이가 아닌 좀 더 키가 큰 어른의 눈높이에 맞는 시선으로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기억을 할 때 있는 그대로 꺼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도에 맞게 변형해서 기억을 하고 있음을 나타내주는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창회에서 수다 중에 특정 사건을 사람들마다 제각각 기억하는 것을 보신 적이 있으시지요? 

사건의 주인공이 바뀌기도 하고, 계절이 바뀌고, 학년이 바뀌고 합니다. 저마다 관점에서 의도에 따라 기억의 내용이 달라집니다. 

흔히 사진기로 사진을 찍듯이 기억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지요. 하지만 기억은 사진찍기가 아니라 마치 바람 위에 글을 쓰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기억은 원래 참으로 불안정한 것입니다. 그렇게 불안정한 기억으로 이처럼 잘 사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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