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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폐에 얼굴을 새겨 넣는가?

2018-07-30 04:00:00 | 추천 0 | 조회 3711

심리변화행동연구소 소장 이남석입니다.

왜 지폐에는 사람의 얼굴이 들어가는 것일까요?

대부분 나라의 지폐에는 사람의 얼굴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 사람의 업적을 기리기 위함도 있습니다. 

하지만 업적만 알릴 목적이라면 그 위인의 저서나 건축물, 주요 사건, 전경 등을 더 자세히 새겨 넣었겠지요. 

하지만 지폐를 보면 얼굴을 더 중요하게 새겨넣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심리학적으로는 특별한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얼굴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을 합니다. 생각해 보시면 다른 것에 비해 얼굴은 자유롭게 그릴 수 있는 폭이 적습니다. 

인간의 얼굴 크기나 눈, 코, 입 배치는 일정한 범위 안에 있을 수 밖에 없지요. 

얼굴을 사람 몸통 만하게 그리거나, 코를 입의 위치에 옮겨서 그릴 수가 없습니다. 

다 고만고만하게 그릴 수 밖에 없는데도 사람들이 인식하는 얼굴은 정말 다양합니다. 

건물은 크기와 각도, 색깔이 저마다 달라도 잘 구별하지 못하지만요. 

그런데도 인간은 왜 굳이 얼굴에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을까요?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진화를 하면서 얼굴을 통해 사람을 판단한 것이 더 이득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얼굴에는 수많은 정보가 있습니다. 대부분 남자인지, 여자인지를 얼굴만 봐도 대충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현재 심리 상태가 어떤지도 굳이 긴 말을 나누지 않아도 알 수 있습니다. 

얼굴을 찡그리고 있으면 뭔가 마음이 불편한 것입니다.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면 기분이 좋은 것이고요. 

이것은 원시시대부터 심리를 판단했던 방법입니다. 

얼굴이 우락부락하면 자신보다 더 힘이 셀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겠다고 원시인은 생각했습니다. 

직접 싸워보고 나서 목숨이 위험해질 정도로 맞고 나서야 이 점을 깨닫는 것보다는 훨씬 낫기 때문에 얼굴을 보고 판단했습니다. 

주먹 다툼을 많이 하지 않는 지금도 얼굴의 인상을 보고 우락부락하면 피하거나, 잘 생겼으면 마음을 열고 접근합니다.

 

그래서 사실은 품성이 좋은 사람인데도 인상이 나빠 손해를 보기도 하지요. 그리고 상대방의 입장에서도 좋은 사람인데 사귀지를 못해 손해이기도 합니다. 

또한 사기꾼인데도 겉이 번지르르 하게 생겨서 마음을 놨다가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굴을 보고 판단하는 습관이 없어지지 않는 것은 그게 더 유리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진화의 원리는 도덕적으로 ‘올바른 것’보다는 '생존에 유용한 것’을 더 추구합니다. 

오랜 시간 진화를 거치며 인간의 뇌는 대뇌피질 아래쪽의 ‘방추상 얼굴 부위(FFA)’라고, 얼굴을 특별히 미세하게 처리하게 하는 부위까지 생겼습니다. 

이런 뇌의 발전 덕분에 얼굴의 미묘한 차이도 우리는 감지할 수 있습니다. 

범인의 몽타쥬를 만들 때처럼 조금씩 눈, 코, 입, 얼굴 곡선이 변해도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얼굴처리에 대한 능력이 너무 발달하다 보니 심지어는 어떤 얼룩만 봐도 얼굴이라고 인식을 하기도 합니다. 

천정에 물이 흘러들어 마른 자국이 사람 얼굴 같아 보이거나, 심지어 예수의 형상과 같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지요. 

그게 다 인간이 얼굴에 대해서 민감하다 보니 그에 맞춰 외부 자극을 우선적으로 처리하다 생긴 것입니다.

 

이토록 인간은 얼굴 처리에 대해서 예민합니다. 그래서 위조 지폐를 쉽게 감별할 수 있도록 얼굴을 새겨 넣는 것입니다. 

아주 정밀하게 위조하기 전에는 일반인들도 지폐의 얼굴만 봐도 쉽게 위조 지폐를 가려낼 수 있거든요.

5만원권을 만들 때 신사임당 대신에 천연기념물이나 건축물을 넣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독도를 지키자는 의미에서 독도를 그려넣자는 의견도 내놓았지요. 

하지만 독도를 그렸다면 문제가 되었을 것입니다. 

독도의 생김새를 정확히 머릿속에 갖고 있는 일반인이 많지 않기 때문에 위폐범이 비슷하게 그려낸다고 하더라도 구별이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건축물과 천연기념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럽의 유로화의 경우 위인을 넣은 지폐가 없습니다. 

유럽연합 소속국의 이해관계 때문에 특정국가 출신의 위인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건축물을 소재로 쓴 것이지요.

그나마 그 건축물도 현실에 있는 것을 쓰면 특정 국가의 것이 되니, 상상으로 여러 시대의 것을 만들어 냈습니다. 

덕분에 유로화를 쓰는 일반인들은 그게 무엇인지 잘 구별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위폐범들은 초기에 유로화의 고액권을 쉽게 위조해서 뿌렸답니다. 

화폐전문가 사이에서는 인간의 얼굴이 아닌 건축물을 대표소재로 채택한 유로화가 대표적 실패 사례라고 입을 모으고 있답니다.

이런 특별 예외 사례 빼고 각 나라에서 발행하는 지폐는 계속 얼굴이 나올 수밖에 없답니다. 

일반인도 손쉽게 위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바로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지폐에는 얼굴이 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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