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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승 작가의 자락
박영택

여러분이 보시는 이 작품은 석고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채우승이라고 하는 작가인데 지금 전주에 살고 있는 작가입니다.
저는 직업상 한국에 있는 많은 작가들의 작업실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제 생각에는 전주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작가 중에는 가장 탁월하다고 생각됩니다.

채우승이 만든 이 조각은 석고로 떠낸 겁니다.
무언가 독특하고 외부세계를 직접적으로 제시해주지 않기 때문에 추상이라고 말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뭔가 본거 같은 어떤 것이 자꾸 연상되는 기이한 조각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추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구상적이고 구상이라고 하기에는 어떤 것이라고 말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워지는 조각입니다.

사실 이 조각은 보시면 알겠지만 부처님의 몸을 가리고 있는 옷 천의 한 부의 의습입니다.
불상이나 다른 종교의 옷이 한쪽으로 늘어져있는 의습의 한 부의를 확대해서 석고로 떠낸 다음 벽면에 부착해 놓은 것입니다. 그러나 순간 묘한 느낌을 주는 상당히 주술적입니다.

현대미술을 하는 수없이 많은 작가들은 딜레마가 있습니다.
현대미술은 사실 서양에서 나온 것입니다.
서양인들이 자신들의 지나간 오랜 전통 속에 자리한 미술들을 새롭게 넘어서거나 새로운 방식으로 사유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 20세기 현대미술입니다.
인상주의, 후기인상주의, 큐비즘, 초현실주의, 추상표현주의, 미니멀리즘, 포스트모더니즘, 서유치, 영상 등 수없이 다양한 방법론과 다양한 미술에 대한 담론들, 새로운 논리들은 서양인들이 자신들이 미술을 반성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온 것들입니다.

그런 것들이 오늘날 동시대에 세계화시대를 살면서 보편적인 미술로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일본,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유럽, 아프리카, 동유럽도 현대미술을 합니다.
물론 유럽이나 미국은 자신들의 역사니까 당연하겠지만 비서구 국가들이 현대미술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넌센스입니다.
왜냐하면 서양인들의 오랜 역사적 전통을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반성하는 현대미술을 한다는 것이 모순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현대미술이 일제식민지 때부터 또는 해방되고 난 이후부터 지금까지 한국에서 현대미술을 하는 수없이 많은 작가들의 딜레마는 서양의 현대미술을 받아들이되 그것을 우리의 논리로 정당화시킬 수 있는 현대미술을 만들자 라고 하는 고민을 합니다.
그럴 때 우선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우리의 전통미술을 가지고 어떻게 이것을 서양인과 대등한 현대미술로 만들어 낼 수있느냐 하는 고민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작가들은 불상, 민화, 채색화, 고분벽화, 조선백자들을 끌어들여서 약간 형태를 단순화시키거나 또는 추상 어법으로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긍정적이지만 사실은 전통을 너무 소지화하거나 도구화시킨다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반면 이 작가는 어떤 의습의 한 부의, 건축물의 한 부의를 확대해서 공간에 놓는 순간 이 한 조각이 한 조각을 넘어서서 전체의 분위기를 울려주고 있는 독특한 작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 조각은 늘어진 천처럼, 축축 늘어져 있는 전통의 무게처럼 다가오면서 공간 전체의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전형적인 서양에서 보이는 아주 매혹적인 미니멀리즘 같기도 하고 추상적인 조각 같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 작가들은 그 틈에서 밖에는 살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서양인이 아닌 이상 서양인과 똑같은 것을 만들어 내는 것도 말이 안되고 그렇다고 지금 동시대의 현대미술을 무시하고 우리 것만 하겠다고 하는 것도 말이 안됩니다. 할 수 있는 건 바로 그 사이를 넘나들면서 위태롭게 사는 것이 한 방법일수도 있다는 것을 채우승은 이렇게 축 늘어진 자락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술, 문화, 창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