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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작가의 책가도
박영택

조선시대에 현명한 군주로 여겨지는 정조대왕이 있습니다.
정조는 어렸을 때부터 학문을 좋아하고 책읽기를 즐겨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왕위로 직위한 이후로 정사가 많아서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가까이하기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대신해 정조는 무수한 서책들이 빽빽이 놓여 져 있는 장면을 그린 ‘책가도’ 라고 하는 그림을 그려서 자신의 뒤에 병풍으로 둘렀다고 합니다.

알다시피 병풍은 접었다 폈다를 할 수 있는 독특한 개폐형 프레임입니다.
병풍을 둘러치는 순간 새로운 장면이 열리고 그 장면 앞에서 어떠한 행위가 이루어집니다.
시골에 가면 지금도 집 마당에서 회갑잔치나 결혼식 장면을 할 때는 의례 병풍을 두르고 방석을 깔고 그곳에서 행사들이 이루어집니다. 상을 당했을 때는 병풍을 방에 두르고 병풍 뒤에 시신을 놓고 병풍 앞에서 곡을 합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에게 병풍은 상당히 독특한 것입니다.
벽이기도 하고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이미지이기도 하고 그 모든 것들이 교묘히 혼재되어 있는 것이 바로 병풍입니다.

우리가 흔히 민화 그림 중에 하나인 ‘책가도’ 라는 것이 있습니다.
무수한 서책들과 함께 양반들이 즉 선비들이 자신의 문방사우나 기호품들을 구조물위에 올려놓고 그린 그림이 책가도입니다. 조선시대 ‘책가도’는 선비들이 꿈꾸는 세계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그 많은 책들을 늘 읽고 내재하고 싶다는 욕망일겁니다.
책은 선인들의 말씀이고 지혜가 담겨있는 것입니다.

동양에서는 책을 차곡차곡 쌓아놓았습니다. 선인들의 말이 쌓여지는 것입니다.
그러다 근대기에 들어와서 서양식으로 바뀐 것이 책을 꽂아두는 것입니다.
동양에서는 한 번도 책을 꽂아 둔적은 없었고 책은 늘 쌓여두는 것이었습니다.

책가도도 책이 쌓여져있는 데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도로 그려져 있습니다.
조선시대 후기에 그려진 ‘책가도’에 보이는 엇나간 시선들이 마치 20세기 큐비즘의 시조라고도 말하지만 사실 잘못된 시선입니다.
왜 책을 위에서 아래로 눕혀서 산자들에게 보여 주냐면 병풍 속에 있는 책은 죽은 이가 산자들에게 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그려진 것입니다. 놀라운 시선이죠?
생사의 시선이 교차되고 있는 것이 병풍에 보이는 독특한 시선들입니다.

선비들은 이러한 책가도 병풍을 두르고 그 앞에 앉아서 서안에 서책을 올려놓고 열심히 공부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옛사람들이 그린 ‘책가도’를 들여다보면서 그 사람들이 얼마만큼 학문을 숭상했고 얼마만큼 공부하기를 즐겼고 옛사람들에게 지혜는 무엇이었을까, 죽은 이가 산사람에게 전하는 음성들은 어떤 것일까를 생각해보는 기회를 될 것 같습니다.

반면 이 그림은 이정은이라고 하는 서울대학교 동양회화과를 졸업한 학생의 그림입니다. 지금은 작가입니다.
이 그림은 자신의 책꽂이내지는 헌책방의 책꽂이를 연상시키고 있습니다.
나무 널빤지를 대고 벽돌로 그것을 지탱하고 그곳에 수없이 많은 책들이 꽂혀져 있는 데 유심히 들여다보면 다 미술과 관계된 책들입니다.
화집도 있고 카달로그도 있고 단행본 책자도 있는 데 여러 책들이 엉클어져서 정신없이 꽂혀져 있는 장면입니다.
세워져 있기도 하고 눕혀져 있기도 하고 그러면서 책등에는 책의 제목들이 적혀져 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너무 재미난 장면입니다.

이전에 조선시대에 책가도가 그려졌다면 지금의 책가도와 유사한 그림은 오늘날 필요로 해서 실용적인 책들을 모집해서 쌓아놓고 그린 그림이 되고 그것이 하나의 풍경이 되고 있습니다.
책마다의 색채, 질감, 책등에 있는 문자 등이 어우러져서 매혹적인 그림을 만들어주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여러분들의 책꽂이는 또 하나의 풍경이 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집에 있는 책꽂이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풍경이 되기도 하고 매력적인 그림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이정은은 오늘날의 ‘책가도’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화, 미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