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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철작가의 먼 곳의 물
박영택

동양의 산수화는 가장 이상적인 자연 풍경을 그린 그림입니다.
이 풍경은 실제하는 풍경이기도 하지만 실제하지 않는 풍경, 자신이 꿈꿨던 풍경을 그린 자연이기도 합니다.
산수화는 멋있는 자연경관, 깊은 산, 계곡, 흐르는 물, 우거진 숲, 그 안에 자그마한 집이 놓여 있고 그 집에 가만히 앉아서 아무 일도 안 하고 오로지 그 순간을 철저하게 즐기는, 대나무가 흔들리는 소리, 물줄기가 흘러가는 소리, 바람 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아름다운 자태, 태양 빛에 반짝이는 수면의 매력, 그것만을 응시하고 있는 한 남자의 초상화를 보여줍니다.

그게 무슨 모습일까요? 가장 행복한 모습입니다. 유토피아입니다.

동양의 산수화는 왜 그려졌을까요?
가장 행복한 순간을 그런 것이라고 상정하고 그것을 그리고 그것을 실내에서 수시로 보면서 자신의 가장 이상적인 어떤 유토피아를 꿈꾸고 만나게 하려고 그려진 그림이 산수화입니다.

서양에서는 천당, 낙원입니다.
낙원은 아름다운 정원일 수도 있고 영원한 삶이 보장된 불멸의 공간일 수도 있지만, 동서양을 통해서 현대미술 이전에 그려졌던 모든 그림 대부분은 그 당대의 사람들이 꿈꿨던 가장 이상적인 삶의 모습을 재연하는 것이 미술이었습니다.
그림은 자신들이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세계를 그리는 것입니다.

오늘날도 여러분은 각자 자신의 가장 이상적인 행복한 삶을 떠올리시거나 유토피아를 꿈꾸실 겁니다.
특정 종교가 있으신 분들은 그런 세계를 지향하실 것이고, 그렇지 않은 분들은 세속에 살면서 자신의 이상적인 삶의 가치를 추구할 것입니다.

이 작품은 묘한 유토피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안규철이라는 작가입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있고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했습니다.
사실 이 작업은 테이블입니다. 얼핏 봐서는 빨간색 다섯 마리의 물고기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 같고 좌측 상단에 물이 담긴 흰 컵이 놓여 있습니다. 물고기들은 저 물을 향해서 가고 있는 듯한 장면을 연출해서 보여주고 있는 설치작업입니다. 테이블을 덮고 있는 흰 천위에 빨간색 색실로 자수하듯이 물고기들을 그려놓은 것입니다. 자수도 어떻게 보면 천에 실로 드로잉한것입니다. 물고기들은 한결같이 물이 담겨 있는 컵을 향하고 있습니다. 물고기들은 물이 있는 또는 물에 담겨야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물고기들은 자신이 가장 이상적인 삶이라고 생각하는 물이 있는 공간을 향해서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보시다시피 저 물고기들은 자수를 놓아 만들어졌기에 절대 물로 이동할 수 없습니다.
그냥 그 자리에서 천과 일치가 돼서 유토피아만을 향하는 몸짓만을 보여줄 뿐입니다.

이 작가는 수없이 많은 사람이 각자의 이상적인 삶, 더 나은 삶을 꿈꾸지만, 그들은 한 번도 자신의 삶을 바꾸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일상은 천에 붙어서 움직이지 못하면서 유토피아, 낙원, 보다 이상적인 세계를 몸짓으로만 지시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물고기가 진정으로 저 물속으로 가려면 천으로부터 나와야 합니다.

우리는 매일 자신의 익숙한, 사회가 요구하는 사회에 길들여져 있으면서 말로만 보다 더 나은 세계를 요구합니다. 보다 더 나은 세계를 요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보다 더 나은 세계가 가능할 수 있도록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굉장히 독특한, 예리한 메시지도 담겨있는 설치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