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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희 작가의 가족사진
박영택

이 한 장의 사진은 좀 우스꽝스러운 사진입니다.
실내에서 부부가 소파에 앉아 서로 담소를 나누고 있고 테이블에는 여러가지 물건들이 흐트러져 있는 아주 비근한 일상에서 만나는 여러분들의 실내풍경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남편으로 보이는 남자는 트레이닝복 차림에 붉은 겉옷을 입고 쿠션을 끼고 부인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부인은 저녁시간에 수분이 흠뻑 깃든 피부를 염원하기 위해서 팩을 하고 있고 편안한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남편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옷은 조금씩 다르지만 커플룩처럼 보이고 있습니다.
배진희라는 작가는 자신의 부모님 모습을 찍었습니다.
이 작가는 오로지 자신의 집안에서 일어나는 가족들의 일상들을 기록하듯이 찍고 있는 독특한 작가입니다.

사실 '이것이 무슨 사진일까?' 라고 생각해 볼수 있습니다.
기존의 사진은 멋있는 자연풍경, 그럴듯한 장면, 매혹적인 사물들을 공들여 재연하는 것을 사진이라고 여겼다면 이 작가는 그런것과는 무관하게 식구들이 모여서 얘기 나누고 있고 팩을 하고 있고 웃옷을 벗고 마루에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거나 소파에 기대어서 잠을 자고 있거나 또는 식탁에 둘러 앉아서 허겁지겁 밥을 먹고 있거나 훌라우프를 돌리고 있거나 세수를 하고 있거나 옷을 갈아 입거나 방안을 청소하고 있거나 자신의 옷을 다리미로 다리고 있는 등 비근하게 자신의 집안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행하는 모든 장면들을 철저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다큐멘터리라고 말해볼 수 있습니다. 기록사진입니다. 다만 자신의 가족이 하루하루 어떤일을 하고 있는지를 촘촘히 기록하고 있는 사진입니다.
배진희는 이렇게 자신과 함께 살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수년째 담아오고 있습니다.
거의 매일 카메라를 옆에 끼고 그때 그때마다 가족들의 모습들을 들여다보면서 찍었습니다.

기존의 가족사진이라면 대게 옷을 차려입고 동네의 사진관에 가서 사진사의 요청에 따라서 자리배치를 하고 행복한 웃음을 짓고 연출을 하면서 찍은 밝고 환한 가족사진들을 찍고 그것을 집 거실 혹은 텔레비전 위에 액자에 넣어 걸어두실겁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가족사진에는 가족의 일상은 배제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오로지 가족을 표본화시켜서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순간만을 정지시켰습니다.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가족사진 속에는 가족의 비근한 일상들, 매일매일 치뤄지는 전쟁같은 삶들, 가족간의 다툼, 마찰, 상처, 울음등은 깔끔히 배제되었습니다. 그런것들은 도저히 가족사진에는 담을수 없는 것들로 여깁니다.
그러나 생각해보세요.
여러분들 거실에 환하게 웃고 있는 가족사진은 정말 모든 가족들의 일상들을 온전히 대변하고 있을까요?
아닙니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무수한 일들로 점철되어 있는 가족의 일상들을 억압하거나 은폐하는 너무 단일한 기록입니다. 반면 배진희는 이런 가족사진 대신에 이렇게 매일 희화적이고 슬프고 터무니 없고 폭력적이기도 하고 아프기도 하고 따듯하기도 한 하나의 수식어, 하나의 장면으로 고정시킬 수 없는 너무 다양한 가족들의 모습들을 무수하게 찍고 있습니다. 이 한장의 사진을 통해서 우리는 기존의 딱 한장으로만 영원히 부동의 자세로 웃고 있는 창백한 가족사진의 단일한 기록에 저항하는 수없이 많은 가족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는 독특한 가족사진이라고 하는 것을 문뜩 깨닫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