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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은 성장동력 창출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운찬

안녕하십니까, 동반성장 연구소 이사장 정운찬 입니다.
일본이 300년에 걸쳐 지금의 성장을 이루었다면 우리는 50년 만에 지금의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물론 현재의 일본은 우리보다 앞선 모습이지만 전쟁으로 초토화된 국토에서 짧은 기간에 이루어낸 성과이니만큼 충분히 자랑스러울 만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안을 감출 수 없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의 성장이 한계에 달했다는 것을 우리 사회 곳곳에서 감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희망과 꿈에 부풀어 있어야 할 청년들은 취업에 대한 불안감으로 길을 헤매고 있고, 중년들은 해고에 대한 불안감으로 잠을 설칩니다.  노년들은 노후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여 수명이 늘어난 기쁨을 누릴 마음의 여유조차 없습니다. 기업은 또 어떻습니까. 경제성장의 주체였던 대기업은 고용창출 능력이 약화되었습니다.
중소기업 역시 존폐의 위기 앞에서 고용창출은 커녕 당장 직원들 에게 줄 임금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놓여 있습니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 사회 곳곳은 현실의 고통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지금의 경제 패러다임을 깨지 못한다면 우리나라의 경제대국 진입은 영원한 바람으로 끝이 날지는 모릅니다.
설령 진입에 성공한다 해도 결국 그것은 몇몇 대기업에 의한, 그리고 대기업을 위한 경제대국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들만의 리그는 절대 오래가지 못합니다. 쏠림이 심하면 배가 전복되고 맙니다. 꽃이 제아무리 화려함을 뽐내도 뿌리와 줄기가 썩고 있으면 그 생명은 오래지 않아 끝나고 맙니다. 한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다시 뿌리와 줄기를 건강하게 하고 꽃의 화려함을 보존해 줄 새로운 패러다임이 바로 동반성장입니다.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냈던 개발시대를 거친 지금, 우리나라는 그동안 경제를 지탱해왔던 이른바 ‘불균형 압축 성장 패러다임’의 주문을 거둬들여야 합니다. 이 주문들은 이미 유효기간이 지났습니다. 1960년대 이후 경제 내의 인적 물적 자원을 인위적으로 한 곳으로 몰아넣어 그 부문이 전체 성장을 주도하는 식의 패러다임은 이미 끝났습니다.

이러한 패러다임이 더는 한국경제의 지침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은 1997년 말 IMF 외환위기로 명백하게 입증되었습니다.  IMF 구제금융 이후 경제 구조조정과정에서 정부가 인위적으로 자원을 한 곳에 몰아주는 정책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자원이 한 곳으로 집중되는 경향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이때 시작된 신자유주의적 정책기조는 정부가 아닌 시장 메카니즘을 통해 자원이 한 곳에 집중되고 경제 불균형과 산업독과점이 갈수록 심해진 것입니다. 이제는 정말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합니다. 독점의 피해는 고인물이 썩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일부가 아니라 전부가, 부자 뿐 만 아니라 서민까지 함께 지혜와 역량을 모아 성장하는 동반성장의 패러다임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실현해야 할 매우 시급한 과제입니다.  이대로라면 멀지 않아서 우리 경제에서 기술혁신이 죽고 경쟁이 죽고 가계가 죽어 결국 경제 전체가 무력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같이 죽지 말고 같이 살자는 것이 ‘동반성장’입니다. 미래를 위한 선택으로 동반성장 합시다.
감사합니다.